[2019] CHA.UM

2024. 1. 2. 17:21PROJECT/Story

컨셉드로잉: 3대, 7명이 따로 또 같이

방배_상가주택 
 상가주택은 두가지 지점에서 만나야 합니다. 주인; 거주자를 위한 주거공간과 안정적인 임대사업을 위한 상공간.
당연한 것 같지만 서로 다른지점에 있기 때문에 다르게 읽고 해석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간결한 어휘로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상공간과 달리 주거는 은유적이고 복잡합니다.

 

 전체 컨셉을 잡고, 각 공간을 깊게 풀어 봅니다. 그리고 다시 서로의 얼개를 맞추어 봅니다. 한쪽에 치우치지 않도록 조화를 생각하며 플러스(+)와 마이너스(-)부분을 맞추어 보며 전체를 관통하는 어휘를 바탕으로 엎치락 뒷치락하며 설계를 반복합니다.
지금도 풀고 있는 주거부분을 이야기 합니다. (꽤 오랫동안 주거부분에 집중하고 있다. 사실 3대, 7명이 거주하는 주거를 풀기란 여간 쉽지 않다. 서로간의 온도차도 있고, 지금보다 5년후, 10년후를 더 고민해야 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3대 7명이 따로 또 같이 살기 위한 주거부분 이야기 (4층, 5층, 다락)
부모님은 주거내부의 계단을 오르내림에 있어 힘드시지 않도록 건물의 엘리베이터가 오르는 4층 부분에 거주하실 수 있도록 계획합니다.
노부부 만의 독립적인 공간이 필요하신 부분을 배려하여 어머님의 생활공간은 주방과 다용도실을 함께 쓰실수 있도록 계획하고, 아버님은 서재와 작은 응접실이 있는 공간을 함께 쓰실 수 있도록 계획합니다.
두 분의 독립적인 4층의 공간은 현관과 주거내부의 계단을 중심으로 나뉘고 모입니다. 따로 또 같이 쓰실 수 있는 중심공간의 역할이 되어질거라 생각합니다. 

 

4.5층의 공용공간인 거실은 스킵플로어로 계획하여 3대를 직·간접적으로 분리하고 연결합니다.
3대를 가장 크게 엮어줄 공간이며, 때로는 서로를 분리해줄 공간입니다.
TV와 장난감, 집안의 놀이들이 있는 공간에서 부모님과  부부내외, 세 아이들은 선택적으로 함께 합니다.

 

세명의 아이들과 부모님의 구심점 역할을 할 두 부부는 5층인 중심공간에 위치합니다.
5층의 넓은 공용공간은 두 부부의 침실과 연계하여 집안의 대·소사를 함께 치러 나갈수 있도록 주방과 거실이 합쳐진 공간으로 계획합니다. 

 

세명의 아이들에게는 다락방에 각자의 공간을 줍니다.
이 집안에 가장 활동적인 세대로 집안에 활력소 역할을 할 친구들입니다.
다락에 각자의 침실과 공부방을 주어 아이들에게 사생활을 지켜주고 아이들이 꿈과 함께 자랄 수 있도록 꿈꾸는 다락방이 되어지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꼭 밤을 새야하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12시부터 대안이 나오기 시작한다.

 

1명의 아이디어보다는 3명의 이야기가 중요하다. 그만큼 걸러지고, 단단해 진다.

 


모형작업

착공을 앞두고, 허가도면을 기준으로 모형을 제작한다.
모형을 만드는 이유는 다양하다. 자체적인 스터디를 위해 만드는 경우도 있고, 건축주 프리젠테이션을 위해 만드는 경우도 있다.
(스케치를 포함한 2D작업으로 구상한 계획을 구체화시키고 공간을 다시 검토하기 위해 모형작업과 함께 모델링 작업을 진행한다.)
이번에 진행중인 모형은 실시설계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전, 시공자와 구체적인 디자인 방향설정을 위해 진행한다. (공사비를 전제로 디자인, 디테일, 재료, 등 다양한 주제가 협의된다.) 협의하는 방법은 많다. 현재까지 진행한 설계도면도 있고, 스케치업 모델링도 있어서 이 자료만으로도 충분히 협의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가지 지점을 위해 모형을 제작한다.
허가 완료된 (중간설계)도면을 육안으로 최종검토하는 과정. 그리고 이를 통해 실체화되는 건축물의 정확한 설계도면 작성.물론, 모형이 있으면 시공자도 전체 건물을 읽기가 쉬워져 협의하기가 좋다.

 

 

 


건축 컨셉 다이어그램

착공전 건축주 미팅은 그동안 함께 고민하고 만든 결과물의 리뷰와 시공중 발생할 오해의 소지를 최소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된다.
그동안 공유한 생각과 결과물의 같음을 확인하는 자리다.(건축주와 건축가 그리고 시공자의 간극을 최소화하는 목적이 크다.)
모형은 건물을 보다 쉽게 이해하기 위해 사용되며, 다양한 측면에서 검토와 논의가 즉각적으로 이루어 진다.
실제적인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그중에는 입면을 구성하는 재료의 실제적인 표현방식을 살펴볼 수도 있고, 상가 사인보드 위치와 디자인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물론 세부적인 내부구성에 대한 이야기도 포함된다.
이시간이 건축주에게 끝과 시작을 구분하는 좋은 구두점으로 작용하기 바란다.

 

 

 

 

 


골조공사

지반조사를 통해 좋지 않은 땅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매우 불량한 토질과 매립되어 있던 공사폐기물(40여년전 이곳 마을을 조성할때 매립된 것으로 추정되는) 때문에 지하층 공사가 아직도 진행 중이다. 조금은 늦어지고 있지만, 사전에 시공자와 충분히 논의한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기에 걱정없이 공사가 순항 중이다. 흙막이 공사 또한 일반적인 토류판 흙막이를 설치하지 않고, CIP공법을 적용함으로써 공사 중 발생하는 리스크를 최소화 할 수 있었다.
현재는 흙막이공사와 기초공사를 마치고 지하층 내외부 골조 벽체 공사가 진행 중이다. 예상공정은 1층 바닥 골조공사를 다음달 초에 완성하여 지하층 골조공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많은 예비 건축주와 건축주가 물어본다. 지하층 활용 방안에 대해.
어찌보면 인지상정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방면에서 고민하고 적용해야 한다. 명확한 비즈니스 플랜이 설정 되어 있고 지가가 높아 현재와 향후 미래투자에 유리하다면 우선순위에 놓고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와 반대로 불분명한 기대와 막연한 우연을 바라고 적용하기에는 리스크가 크다.
지하공사에는 예기치 못한 일들이 많이 일어 난다. 지하수위를 확인했는데 물이 새어 나와 곤욕스러울 때도 있다. 지반이 연약해 주변건물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있고, 지반조사와 달리 거대한 암석이 나와 그것을 처리하는데 애를 먹을 수도 있다. 육안으로 확인하지 못하는 곳이라, 100% 장담은 조심스럽다.
다양한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는 공사비에 대해 한번 더 고민해야 한다.

 

 

 


건축, 공간을 표현하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콘크리트가 주는 물성은 적나라합니다. 그 특유의 차갑고 정적인 질감이 숨김없는 공간을 이야기 합니다. 날 것 그대로의 거친표현은 그 질감대로, 유리같이 매끄러운 표면은 그 질감대로 각자의 위치에서 공간을 완성합니다. 
방배 상가주택 현장은 이제 막 골조공사를 마쳤습니다. 내부 마감은 노출콘크리트가 아닙니다. 골조 위에 하지재가 설치되고, 석고보드가 취부되면서 최종 도장마감이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모습을 나쁘지 않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지금상태를 유지하고 싶은 맘도 있습니다.(지극히 개인적인 의견)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고민의 흔적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 같아 지금을 더 지켜보고 싶습니다.
방배 상가주택의 상층부는 주거로 구성됩니다. 2개층(4층,5층) + 다락을 사용합니다. 앞서 프로그램 구성에 대해 설명 드린 것처럼 범용적인 주거형태는 아닙니다. 7명의 가족구성원과 특히 3세대가 거주해야 하는 조건을 만족시키는 주거공간입니다. 7명 각자의 개인공간을 확보하는 동시에 막힘없이 소통하는 공간을 중심부에 위치한 계단과 스킵플로어 공간구조로 설계했습니다. 이 재미있는 공간구조는 최종마감과 가구가 들어서면 완성되겠지만, 지금 상태가 오히려 우리의 생각을 잘 읽을 수 있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계획의 의도를 명확하게 전달하는 콘크리트의 물성 덕분입니다.
골조공사 이후, 단열과 방수 그리고 창호공사가 연속됩니다.

 

 

 

 

 


 외부비계 및 가림막을 해체하고 적나라하게 모습을 드러낸 건물을 마주하면 항상 많은 생각이 든다. 만족스러운 부분과 아쉬운 부분 그리고 건물 구석구석 여러 협의의 결과들을 마주할 때 마다, 지난 현장에서의 시간을돌아보게 된다.
 중소규모 건축시장에서 설계자로서 유연한 상황대응과 현장감 없이 계획의도가 준공까지 이어지길 바란다는 건 사실상 어려운 일이다. 충분히 우리의 계획의도를 전달하기 위해 도면과 스펙, 재료의 물성을 고려한 디테일 등 상세도면을 전달하려고 노력하지만, 현장은 살아있는 생물체와 같아 우리가 상수로 생각했던 사항들이 각각의 처지와 상황의 발생으로 인해 변수가 됨으로서 다시 정리해야 할 사항들이 쌓이게 된다.
이 지점에서 현장과 소통을 적극적으로 하게 되고 현장은 그때부터 바빠진다. 수많은 스케치 및 의견들이 오고가고 변수들을 맞춰가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많은 이야기가 담긴 건물이 완성된다. 
드러나지 않는 현장에 많은 사람들, 각 공종의 반장님들, 전체 공종을 조율하는 현장소장님의 실력과 노력, 그리고 책임감이 아니었다면 더 힘든 여정이 됐을 것이다. 그래서 매번 건물을 마주 할 때마다 그분들에게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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